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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화,잇다:'인싸'된 이주 여성..동네 문화 선도
인쇄인쇄 확대 축소 좋아요좋아요 17  취재기자 : 이채연, 방송일 : 2023-01-06, 조회 : 93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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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화잇다 제천 다문화마을 아오바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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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천의 작은 농촌 마을에는 전국 각지에서 손님들이 찾는다는 작은 식당이 있습니다.

여기에 이 식당을 차린 건 다문화 이주민들입니다.

경제적 자립 때문에 시작한 이 식당이 음식 이상의 가치를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.

 오늘 문화, 잇다에선 다문화 마을에서 공존의 의미를 새겨봅니다.

 이채연 기자입니다. 

◀리포트▶
 제천 시내에서 굽이진 길을 1시간 더 달려야 나오는 한 베트남 음식점.

 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입니다. 

 인공조미료 없이 베트남 현지 정통 레시피 그대로 만든 음식과 커피를 파는데, 그 맛에 빠져 단골이 된 손님이 꽤 많습니다.

 남들 다 힘들었다는 코로나 때 매출이 오히려 늘었습니다. 

◀INT▶홍범/청풍초 교사
"주변 선생님들한테 얘기를 많이 들었었고요. 실제 저희 학교에 베트남 학생들이 있는데, 먹어보고 심지어 더 맛있다는 현지 음식과 더 같다고..."

 7년 전, 우연히 만난 결혼 이주 여성 셋과 지역 주민 셋이 뜻을 모아 컨테이너 두 동으로 시작했습니다. 

 이주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이 목표였습니다.

◀INT▶정현숙/'아오바바' 대표
"엄마가 외국에서 왔기 때문에 언어적 경제적 한계 이런 거 부딪히지 말자 우리가 좀 뛰어넘어보자 해서..."

 베트남 전통 의상을 뜻하는 가게 이름도, 메뉴도 직접 만들었습니다. 

 처음 도전한 자영업에 두려움이 컸는데, 이젠 모두가 베테랑이 됐습니다. 
 
 쉽지 않은 타국살이, 이주 여성에게 이곳은 일터 이상의 공간이 됐습니다.

◀INT▶ 보티띠엠/'아오바바' 운영
"(처음엔) 가정통신문 같은 것도 그런 거 보면 이해 안 되는 문장 많이 있었어요. 여기 와서 음식도 자신 있고, 한국말도 제가 더 많이 늘었어요. 여기가 두 번째 고향이고, 저희 친정집 같은 곳이에요." 

 오후가 되면 가게 한쪽이 언어 교실로 변합니다. 

◀SYN▶박경주/'아오바바' 운영
"어떨 때 슬퍼요?" (주우찬/다문화가정 자녀:친구랑 싸웠을 때요.) 

 2세인 다문화 자녀들의 언어 장벽을 허물기 위해 한글을 가르치기 시작했는데, 소문이 나 이젠 주민들도 나서서 가르칩니다.

◀INT▶주우찬/다문화가정 자녀
"감정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. 학교에서 배우는 건 좀 어려워요. 예전에 잘 못 배운 걸 다시 할 수 있어서 좋아요."

 현실적인 문제를 스스로 풀기 위해 벌인 작은 움직임이 어느새 마을 공동체의 참여를 이끄는 겁니다. 

◀INT▶정현숙/'아오바바' 대표
"본인들도 처음엔 내가 누구를 위해서 조금 봉사하는 마음으로 해야지 했던 게, 한 달 두 달 세 달 지나고..."

 베트남 거리를 재현하거나, 합창단 같은 문화 활동들을 기획하면서 3년 전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도 받았습니다.

 어느새 지역 주민들이 자연스레 드나드는 소통의 공간이 됐고, 이방인이던 이주 여성들은 이 동네 '인싸'가 됐습니다.

 또다른 이주 여성들이 지역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제2, 제3의 아오바바를 꿈꾸고 있습니다.

◀INT▶ 보티띠엠/'아오바바' 운영
"이주 여성이면 한국 적응 못 하거나, 한국어를 모르거나 그렇게 다들 많이 생각하잖아요. 저희 이주여성이지만 한국에 오니까 이렇게 잘 살고 한국 문화도 잘 알고 있다는 거 그렇게 알려주고 싶어요." 

 MBC NEWS 이채연입니다.
영상: 천교화
CG: 변경미